나는 원래 책읽는 걸 별로 안좋아했었다. 성인이 되어서야 책이 주는 즐거움을 차차 알아가기 시작했다. 작가의 생각과 공부해왔던 다양한 지식들을 비교적 손쉽게 알 수 있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책을 읽어야 겠다고 결심 했을 초기엔 이해도가 매우 낮았다. 어떻게 이해도를 높일까 고민하다가 다독을 선택했다. 꽤 효과적이였다. 책을 읽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서로 다른 책들이 말하는 핵심 개념과 메시지가 하나둘 겹쳐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생각이 점점 확장되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어느정도 책의 흐름을 파악하게 되었을 때 문제가 생겼다. 책을 느낌으로만 읽기 시작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휘발되었고 느낌만 남게 되었다.
'불안'이라는 책은 우리가 불안해지는 요소는 몇가지 있고 그걸 해결하는 방법이 몇가지 있다.
'태도에 관하여'라는 책은 내게 주어진 환경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들에 최선을 다하는 작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책을 더 읽으면 될것이라 생각했지만 최근에 독서법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몇일 전 아는 형네 집에 저녁식사를 초대받아 가게 되었다. 그 형은 애서가이다. 얘기중에 요즘 재미있게 읽은 책이 무엇이냐고 질문을 받았다. 평소 책을 달에 1권 이상 읽고 있지만 선뜻 대답하지 못하였다. 어떤 책인지 잘 전달하지 못하였다.
그런데, 형은 한가지 책도 아니고 다양한 책에 대해서 얘기해주었다. 너무 신기했다. 비법을 물어보았다. 어떻게 한권도 아니고 여러권의 책을 기억하고 있는지 말이다.
형의 방식은, 책을 읽은 뒤 가상의 한 사람을 앞에 두고 그 내용을 설명해보는 것이다. 이 책은 어떤 책이고, 어떤 고민들이 있을 때 이 책을 추천해주면 좋을지 말이다. 그리고 책을 읽을 때에도 메모해가면서 계속해서 생각하고 적용하려고 한다.
나도 형의 방식을 적용해보려고 한다. 가상의 사람을 두고 설명해보는 연습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정리가 될 것 같다. 지금까지 많은 책을 읽으려고 노력했다면 이제는 한 권을 읽어도 제대로 읽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