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회고

@Jihoi Kang · December 31, 2023 · 12 min read

연말이면 한 해를 정리하고 내년을 준비하는 시기이지만 내가 맡은 프로젝트는 여전히 달리는 중이다.

그러나 모든 것에는 적절한 시기가 있다. 2023년 회고를 작성하는 시기를 놓치고 싶지는 않았다. 올해를 정리하고 기록하고 공유해 보고 싶다.

올해는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고 하반기부터는 특히 더 순식간에 지나갔다.

프리랜서

작년 연말 회고를 보면 현재 나는 프리랜서가 아닌 회사에 다니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계획은 언제든지 휙휙 바뀔 수 있는 것 같다. 올 한 해는 특히 내가 생각한 것처럼 흘러가지 않았다.

프리랜서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몇 가지 다른 선택지들도 있었지만 결혼하기 전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집중할 수 있을 때에 큰 도전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프리랜서로서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

그리고 생각보다 프리랜서가 잘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 정규직 개발자로 있었을 때에는 직접적으로 요구사항을 듣는 것이 아니였다. 간접적으로 요구사항을 듣고 검토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직접적으로 요구사항을 들어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는게 좋다.

벨랩(vallab)

벨랩(vallab) 이라는 개인 사업자를 내게 되었다. 단순히 서비스를 만들어주는 것이 아닌 가치를 만들어주고 싶어서 이와 같은 상호로 개인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게 23년도 5월 사업자를 내게 된다.

계약부터 마무리까지 3.3% 소득세를 떼고 일하는 프리랜서와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계약서가 좀 더 꼼꼼해지고 세금계산서 발행 순서가 추가되었다. 처음엔 어떻게 하는지 몰라 우왕좌왕하였지만 이제는 제법 익숙해졌다.

그러나 아직 개발 말고는 사업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다. 개인 사업에 대해 아직 알아야 될 것이 한가득이지만 부딪혀보면서 배워 나갈 것이다.

프로젝트

프리랜서를 찾는 여러 사이트에서 프로젝트를 수주해오고 있다. 또한 감사하게도 예전에 다녔던 회사나 지인들을 통해서 프로젝트를 소개받기도 한다.

아무래도 프리랜서는 수입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한정되어 있고 곧 수입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더 큰 프로젝트를 수주해 와 팀으로 움직이고 싶다. 이게 내 눈앞에 있는 가까운 목표다.

내가 개발할 수 있는 분야는 서버 & 안드로이드 개발이어서 개인적으로 일할 때는 두 플랫폼의 일을 구하고 있다.

삶의 패턴

프리랜서 생활을 하면서 사람들이 걱정하는 부분 중 하나는 삶의 패턴이 무너지는 것이다. 정규직 직원들에 비해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게으름에 취약하다. 나 또한 꽤 걱정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지금 나는 일정한 삶의 패턴으로 살아가고 있다.

아침 패턴이 존재한다. 바로 새벽 운동이 그 중심이다. 크로스핏을 하고 있는데 수업 시간이 정해져 있다. 이러한 강제성 덕분에(?) 게을러질 수 있는 삶을 바로잡아주고 있다. 여기에 신경 뇌 과학자인 앤드류 후버만의 루틴을 듣고 나에게 맞는 부분들을 추가했다.(찬물 샤워, 햇빛 쐐기 등)

매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목표 매출을 어느 정도로 어떻게 잡고 있는지는 몰라 나름대로 기준을 정해보았다. 아직 내 노동 시간 외 매출로 잡을 것이 없기 때문에 노동 시간이 곧 매출이다. 그것을 최대치로 잡아두었다.

강지회

운동

크로스핏. 너무 매력 있는 운동이다. 조금씩이지만 체력적으로나 스킬적으로나 조금씩 실력이 늘고 있다. 올해는 머슬업(바, 링)에 성공했다. 역도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우리 박스 승급은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Rainbow → White → Yellow → Red → Black). 올해 한 단계 승급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이미 White로 승급하고 Yellow로 승급할 수 있는 승급 포인트도 다 따놓았다. 지금 Yellow 무게에 적응하고 있는데 도통 적응이 되지 않는다.

음악

최유리 노래에 푹 빠졌다. 요즘도 출퇴근하면서 맨날 최유리 플레이리스트만 듣는다.

  • 잘지내자, 우리
  • 굳은살
  • 동그라미

드럼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교회에서 드럼을 쳐왔다. 그런데 이제 찬양팀을 그만두게 되었다. 다시 칠 일이 있을진 모르겠다. 지금까지 한 세월이 길어 드럼을 그만두기 너무 아깝지만 언젠가는 떠나야 한다.

관계에 대하여

관계에 대해서 생각이 많이 바뀐 한 해였다. 아, 머릿속으로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행동하지 못했던 생각들에 더 가깝겠다. 맺고 끊음을 잘해야 하는데 나는 맺는 거는 그럭저럭하는데 끊어내야 할 때 잘 끊어내지를 못한다.

반면에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다. 그 인연들이 소중하고 감사하다.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에 집중하자.

이러한 타인의 관점에서 벗어나면 비로소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하면서, 모든 사람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므로 ‘남에게 미움을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바로 ‘자유’를 향하는 길임을 역설했습니다.

미움받을 용기에 나오는 내용이다. 인간관계의 키는 비로소 자신에게 주어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타인의 평판, 타인의 과제에 집중하지 말고 내가 해야 할 과제에 집중하자.

독서모임

2021년 10월 09일을 첫 시작으로 모임에서만 24권의 책을 읽었다. 나에게 큰 유익이 된 모임이다. 지금은 잠시 방학을 가지기로 하여 24년도 3월부터 다시 시작한다. 좋은 습관 중 하나인 책 읽는 습관을 가지게 한 모임이다. 모임에서 읽는 책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책을 찾아 읽고 있다.

올해 읽은 책이다. 아마 더 많을 것인데 잊혀진 책들도 있다. 그럼 읽지 않은 것과 똑같은가?🤔 그래도 머리 한켠에 남아 있길🙏

  • 하얼빈
  • 유령에 홀린 세계사
  • 정의란 무엇인가 - 팀켈러
  • 순전한 기독교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프라이싱
  • 가짜 노동
  • 떨림과 울림
  • 나는 죽을 때까지 지적이고 싶다
  • 심판
  • 니체의 말
  •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 부자의 그릇
  • 페스트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적어도 20권은 읽었을 줄 알았는데 막상 적어보니 15권 읽었다. 내년에는 꼭 20권 이상 읽고 싶다.

경제/경영, 소설, 종교, 인문, 자연과학, 에세이 등등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었다. 나 혼자 읽었다면 자칫 분야가 한쪽으로 쏠렸을 텐데 여러 분야를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개인적으로 나는 인문 분야를 제일 좋아하고 소설을 제일 어려워한다.

블로그

글을 꾸준히 적는 것은 쉽지 않다. 매년 다짐하지만 결국 2–3개 글을 쓰는 것이 끝이다. 그냥 지식을 정리하는 글을 적고 싶지는 않다. 개발하면서 경험한 것을 정리하고 싶다. 느낀 것을 쓰고 싶다. 주제가 생길 때마다 게으름 피우지 말고 써야겠다.

마지막으로

평소 하고 있는 익숙한 길이 아닌 다른 길을 가는 것은 항상 두렵다. 나도 처음 개인 사업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에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사실 지금도 ~ing 중이다.

그러나 이미 용기 내어 시작하게 되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내 힘닿는 데까지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내가 더 잘해야 되는 거 같다. 더 단단해지고 부드러워지고 싶다.

마지막으로 나는 올해 얼마나 성장했는가? 선뜻 뭐라 대답하기는 어려운 질문이다. 잘한 점도 있고 아쉬웠던 점들도 많다. 그러나 성장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내년에는 어떤 방향성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내년의 나의 모습이 더 기대가 된다.

@Jihoi Kang
단순히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아닌 가치를 만듭니다 :)